" 알고 있지, 나는 여기에 있어. "
전신
(@cm_nepp님의 커미션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에 없이 지극할 정도로 평화로운 표정이다. 여상히 웃는 일이 잦았다. 우울함 대신 그 얼굴 위 자리한 것은 성숙한 차분함이다. 흔들리지 않고 사람을 마주 보는 푸른빛 눈동자는 어김없이 바다를, 어쩌면 맑게 갠 하늘을 닮아 있었다. 하루종일 보는 것이 하늘과 바다가 고작일 테니 어쩌면 말 할 가치 없을 정도로 당연한 일. 아프게 달아올라 붉은 기운은 보이지 않았으나 여전히 낯은 창백하다. 창백한 얼굴 위 자리한 이목구비는 선명하지 않되, 충분히 섬세하다. 희게 그려진 뺨 위 인공적인 빛을 띠는 새하얀 머리카락이 얄팍하게 피부를 덮었다. 올라갈수록 본래의 검은 머리카락이 근근이 보이기 마련이었건만 끝 부분은 셔츠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희었다. 어쩌면 어느 겨울, 도망나올 적 충동적으로 희게 염색해 버렸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추운 바닷가에 어울리지 않게도 얇은 차림새다. 망토에 단단히 보온 마법이 걸려 있으니 상관 없다 스스로는 말했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또 다른 입장을 고수하게 되는 법이었다. 이유 없이 바다를 그리던 과거의 한을 풀기라도 하는 양 망설임 하나 없이 바다의 흔적들을 매달고 다녔다. 어머니가 선물했다 하여 줄기차게 착용하고 다니던 사파이어 귀걸이 대신, 기분에 따라 바꿔 끼는 원석 귀걸이. 언젠가 받았던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목걸이, 바지에 가려 보이지 않건만 언제나 하고 다니는 어린 아이의 손길 닿아 투박하게 만들어진 조개 껍질 발찌까지. 흐르는 대로 물건들을 놓아 두었다. 망토 펄럭이는 곳곳 흔적 남는 짙은 냄새는 바다의 것이었다.
이름
유리디스 P. 언더우드 / Eurydice Primrose Underwood
성별
남
혈통
순수혈통
키/몸무게
179cm / 67kg
직업
포션 납품업자
지팡이
버드나무 / 불사조의 깃털 / 11.5인치
: 약 10년을 함께 한 사과나무 지팡이는 거짓말처럼 부러져 버렸다. 아니, 부러뜨렸다 칭하는 편이 더 옳을 테다. 뚝 부러지며 짧은 생 마무리하는 모습이 꼭 그 운명에 순응하여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서, 나무 부러진 조각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잔해들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아버지가 물려 주었다는 보석도 어김없이 땅 속에 묻혔음은 당연한 사실. 망토를 깊게 뒤집어 쓴 채 다이애건 앨리의 지팡이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 번째 지팡이를 맞이하는 마법사들의 수는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나는 그것을 '성장'이라 부르지요." 그러니 부디 다가올 새로운 시간들을 기쁘게 맞이하기를 바란다고, 지팡이 장인은 망설임 없이 이것을 내게 건네 주었다. 아주 유연하되 고집스런 나무로 만들었다는 새로운 지팡이. 이것은 휘어질지언정, 더이상 부러지지는 않을 테다.
성격
[올곧은 다정함] [포용적인] [부러지지 않는] [불변하는 사랑]
기타
1. Roborus.
- 순수혈통 가문 로보루스, 명성에 걸맞도록 한 번 망설이지도 않은 모습으로 여전히 순수혈통 우월주의 사상을 지지하고 있다. 마법부 내, 위즌가모트 의원이자 로보루스 가문의 대표인 디아나 로보루스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다. 제 세상이라도 된 마냥 순수혈통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활발한 외부 활동을 하는 중.
- 1964년 겨울을 기점으로 로보루스 가문의 차기 가주이자 디아나 로보루스의 후계자, 유리디스 로보루스의 소식이 거짓말처럼 뚝 끊기게 되었다. 예사로 데리고 외부 행사에 돌아다니던 디아나 로보루스는 유리디스 로보루스의 행방에 관하여 입을 다물었을 뿐이다. 점차 소문이 퍼지게 된다. 유리디스 로보루스도 그의 친부와 다름없이 집안 특유의 병이 발발하게 되어, 그렇게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죽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에 대한 소문도 서서히 가라앉는다. 1970년대, 디아나 로보루스는 여전히 그의 사라진 아들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숭고하고 뜻깊은 사상의 실현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다.
- 1971년, 마법부 축하 파티. 위즌가모트 의원 디아나 로보루스의 도착과 별개로 낯설되 낯설지 않은 인상착의의 남자가 시간 차를 두고 마법부에 도착한다. 수많은 소문과 함께 종적 없이 사라진 '유리디스 로보루스'의 얼굴이었다. 아버지 되는 사람과는 아는 체 하지 않고, 그는 스스로를 '유리디스 언더우드'라고 소개했다.
2. Eurydice Primrose ―.
- 12월 15일 생. 사수자리, 탄생화는 서향Winter Daphne. 아버지: 디아나 로보루스, 어머니: 솔 로보루스. 더이상 그들과 교류하지 않는다.
- 졸업 이후 약 4년동안 다양한 외부 행사에 로보루스 가문의 후계자로서 참여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얼굴을 비추고, 남는 시간에는 쉬지 않고 공부를 했다. 피상적인 지식이 아닌 조금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법약들과 생활 마법 등에 대한 공부를.
- 1964년 가을, 난생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반발한다. 아버지에게 지팡이를 빼앗기고 외출을 금지당한 채 발이 묶이게 된다. 디아나 로보루스의 숭고하고 뜻깊은 사상을 반대하는 것치고 처벌은 대단히 관대한 편이었으나, 그의 행동을 원천 봉쇄했으니 아무것도 바뀌는 것 없었다.
- 동일한 해의 겨울, 그를 보다못한 어머니의 도움으로 로보루스 가문 저택을 벗어난다. 어머니에게서 건네어 받은 지팡이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달아나는 데 성공하는 즉시 스스로의 손으로 부수고, 이후 다이애건 앨리의 지팡이 가게에 가 새로운 지팡이를 맞추게 된다.
- 1964년에서 1965년 넘어가는 겨울부터, 영국 도버 지역 해안가에 위치한 작은 집에서 홀로 살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로는 차를 타고 20분은 달려야 한다. 머글 마을에서도, 마법사 마을에서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의 작은 집 한 채이기에 근처에서 다른 사람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드물게 오가는 사람들은 그에게 일 관계 상의 의뢰를 하기 위해 해안가를 찾은 이들이 전부. 만에 하나 아버지의 추적이 올까 염려하여 벽난로 네트워크 설치도 하지 않았다. 스스로 고립되었다.
- 유리디스 로보루스로서 외부 행사에 얼굴을 비출 적 연을 만들게 된 민간 단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포션을 납품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생활한다. 썩 괜찮은 실력이라 볼 수는 없으나 때로 그 '민간 단체'를 통해 유리디스를 알게 된 사람들이 사사로운 치료 일도 의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에 스스로에게 부탁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치료사 일도 겸임하게 된다.
3. Dicé.
- 유리디스라는 이름은 흔한 것이 아니었기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예의 그 '민간 단체'에 이름-Eurydice-만을 적어 보내었는데, 그것을 관리자가 '유리디스'가 아닌 '에우리디케'라 읽으며 의도치 않게 가명을 사용하게 되었다. 줄여 디케-Dicé-라고 불리운다. 마침 잘 되었지, 하며 특별히 정정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
- 1966년, 일 관계 상 알고 지내던 머글 태생 마법사 부부에게서 반강제적으로 그들의 어린 아이를 떠맡게 된다. 만 2살, 라이라 언더우드-Lyra Underwood-, 여아. 필사적인 모습의 그들을 보며 망설이는 사이 이미 그들은 아이를 유리디스의 손에 맡겨두고 가 버린지 오래. 이후로 부부에게서의 연락은 더이상 오지 않았다. 낯선 육아에 헤매기도 잠시, 어쩌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곁에 있는 어린 아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평생 아이 가질 일 없을 테니 이것이 부성애인지, 무엇인지 구분할 수도 없었다.
- 아이는 지나치게 조숙했다. 4살 되는 해, 첫 마법을 발현하며 알파벳을 모두 외웠다. 5살 되는 해, 당돌하게도 그에게 질문했다. "유리디스, 우리 엄마랑 아빠는 날 버린 거죠?" 언젠가는 오실 거야, 명목 상의 대답을 하였지만 그리 납득하는 모습 같지는 않았다. 6살 되는 해, 또다른 질문을 했다. "사람들은 왜 다 유리디스를 이름으로 불러요? 성 없어요?"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거든. "성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럴 수도 있는 거야. "…그럼 내 성을 같이 쓸 수 있게 허락해줄게요. 어차피 따로 쓸 사람도 없는 걸요." 그렇게 1970년, 유리디스 프림로즈 로보루스는 유리디스 프림로즈 언더우드-Eurydice Primrose Underwood-가 되었다.
*
- 집 안에는 책이 가득하다. 라이라를 위한 머글 및 마법사 식의 동화, 머글 소설 책들, 마법약 전공 서적들, ……. 읽는 양이 대폭 늘었다. 생각보다 소설 책들을 즐겨 읽는 듯 하다.
- 7학년 초반 시기보다 건강은 비교적 좋은 편이나, 여전히 '좋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 평균 이하. 아플 때면 라이라가 기세 좋게도 간병을 해 준다.
- 마법부로 오기 전, 아이는 아는 부인에게 두어 번 부탁하여 맡기고 왔다. 아이에게 몇 번 당부하듯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 런던에 도착한 직후 어머니를 뵙고 왔다. 오랜만이에요, 어머니. 어머니는 답이 없으셨다. 조금은 변한 이 얼굴을 몇 번 살피듯 보는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에게는 찾아가지 않았다. 홀로 그를 찾아갔다간 정말로 저주 주문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충분히 그럴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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