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
(@cm_cepp 님의 커미션입니다.)
이름 유리디스 P. 언더우드 (Eurydice Primrose Underwood)
나이 28세
성격 [변치 않을 다정함] [침묵하는] [공허한] [위태로운]
기타사항
1. 본래의 이름은 유리디스 P. 로보루스(Eurydice Primrose Roborus). 20세기 중반의 영국 마법사 사회, 극단적인 순수혈통 우월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사랑하는 부모님 아래에서 가족을 제외한 타인을 만나지 않은 채 외부와 단절된 유년 시기를 보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은 만 열한 살이 되어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한 이후가 처음, 후플푸프 기숙사에 배정되어 7년 간의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된다. 부모님은 변함없이 머글과 머글본 마법사 등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그들을 배척하고자 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 여러 친구들과 교류하고 지내며 유리디스 그 자신의 생각은 점차 변화하게 된다. 그들의 생각이 명확하게 옳지 않다 판단하게 된 것은 졸업 학년 직전의 방학 즈음. 아버지는 그의 아들이 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이후 그와 같은 길을 걷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바람을 충족시킬 수 없으리라 어렴풋이 느끼게 되며, 부모님의 뜻과 올바르지 않은 관념에 묶이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보내고자 가출 아닌 가출을 결심하게 된다.
1-1. 7년 간의 학창 생활 중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한 이가 있다면 그건 단연코 한 사람 뿐, 퀸 퍼듀가 유일했다. 기숙사 배정 이후 2인실에서 함께 지내게 된 7년 동안의 룸메이트. 유리디스 로보루스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던 가족을 잠시간 멀리하고, 4학년 이후로부터 크리스마스 방학 2주 동안 본가에 돌아가지 않고 학교에 남게 된 유일한 이유. 행복하기 마련인 크리스마스 방학 동안 그를 넓은 방 안에 홀로 두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로 가족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고르게 되었다.
1-2. 순수혈통 우월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로보루스 가문은 순수한 마법사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암묵적인 근친혼을 일삼아왔다. 무차별적인 근친혼의 부작용은 같은 피를 공유하는 이들의 유전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전병은 로보루스 가문에 있어 각 정도가 다른 폐병으로 발발해왔다. 단순한 고질병인줄 알았던 자신의 병이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병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14살 즈음이었으며, 16살이 되어 병의 발작이 일어 한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에 따른 공포와, 순수혈통 자체에 대한 의구심, 기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부모님과 가문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게 된다.
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디스 로보루스는 그의 부모님을 원망하지 못 하여,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다. 결심한 것과 달리 모질고 독하게 가족을 벗어나지 못 하고 차일피일 독립을 미루게 된 것은 그 때문이다.
2. 1964년 겨울, 차일피일 미루던 독립을 시행하게 된다. 호그와트 졸업 이후 3년의 시간이 지난 이후였다. 아버지에게 자신은 그와 뜻이 다르다는 생각을 전했다. 아버지는 크게 분노하며 그를 가두었다. 어머니의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 아버지 몰래 집을 나와 가출 아닌 가출에 성공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와 함께 종종 얼굴을 비추던 학회가 있었으나 그 시점 이후로는 유리디스의 행적이 보이지 않아, 그의 약한 몸을 아는 이들은 유리디스 로보루스가 혹 죽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을 무심코 퍼뜨리게 된다. 도망친 유리디스가 도착한 곳은 친우의 손을 빌려 도버의 해안가에 준비해놓은 작은 집이었다. 도버의 해안가, 이후 가명을 사용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떠한 소문이 도는지, 자신에 대한 소문이 났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지만 그 소문이 난 것처럼 죽은 양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살 생각이었다.
2-1. 다만 예외가 있었다면 자신의 결심을 처음으로 말하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약속했던 한 사람이었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소식과 도버 해안가의 집을 알리지 않았건만, 모르는 척 잠적하여 소식 감추는 일을 퀸에게는 할 수 없었다. 자신을 찾는 편지에 답신을 보냄으로써 졸업 이후 약 4년, 재회하게 된다. 어렴풋이 느끼고만 있었던 자신의 감정에 대해 명확한 자각을 하게 된 것도 그 순간이었다. 이기적인 욕심이 섞인 감정을 언제부터 그에게 품고 있었나 묻는다면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다. 허나 이미 오래 전, 4년 간의 공백이 자리하기 전부터, 어쩌면 지나칠 정도로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다만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을 자각하게 된다.
2-2. 도버의 바닷가에서 소소한 포션 판매업을 하며 생활하게 된다. 그렇게 지내게 된 몇 년의 시간들. 1966년, 일 관계 상 알고 지내던 머글 태생 마법사 부부에게서 반강제적으로 그들의 어린 아이를 떠맡게 된다. 곧 돌아오겠다며 신신당부를 하고 떠난 부부는 그 길로 아이를 되찾으러 오지 않았다. 반 순수혈통 우월주의 활동을 하던 이들이 어디선가 연고 없이 죽어버렸으리라, 비관적인 예상만을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아이의 이름은 라이라 언더우드(Lyra Underwood). 어쩔 수 없이 떠안게 된 아이였다지만 모른 체 보육원에 아이를 넘기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낯선 육아에 헤매기도 잠시, 어쩌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곁에 있는 어린 아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평생 아이 가질 일 없을 테니 이것이 부성애인지, 무엇인지 구분할 수도 없었다. 독립 이후 성을 쓰지 않고 지내던 와중, 아이의 뜻에 따라 유리디스는 아이를 따라 그의 성을 언더우드Underwood라 스스로를 지칭하게 된다.
2-3. 세간의 흐름을 모르는 척 하며, 가문에서의 독립 이후 그 흐름에는 절대 발을 담그지 않은 채 지내자 결심했던 때도 있다. 거대한 흐름에 맞설 힘도 없으며 그에 따른 용기도 자신에게는 부족하다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이상 모른 척 할 수 없으니, 그에게는 자신의 손으로 어떻게든 지켜야 할 것이 생겼다. 순수혈통 우월주의의 흐름이 더 강해지는 사회를 외면하며 그저 두고 볼 수만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학창 시절이 그러했듯 사랑하는 아이도 또한 행복한 기억만을 안고 지내길 바라고 있었다. 흐름에 맞서는 작은 단체에 들어간다. 1971년, 기회를 노리고 있던 단체의 일원으로써 혁명에 참여한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라이라를 맡기고, 어떤 일이 있어도 돌아오겠다 아이에게 맹세했다. 돌아오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3. 전쟁은 약 2주 간 진행되었다. 애초의 흐름이 혁명하는 이들에게 오지 않아, 시작부터 패전의 빛이 짙은 싸움이었다. 기적을 바랐지만 이도 또한 바람일 뿐이었기에 예상과 달리 흐름이 방향을 트는 일은 없었다. 혁명을 주도한 이들의 패배였다. (*트위터 자캐 커뮤니티 '니케의 기록' 오피셜 엔딩입니다.)
3-1. 여전히 당연하게도, 퀸은 같은 뜻을 품고 자신의 곁에 있었다. 몇 년 전 자연스럽게 자각했던 자신의 감정은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 내면을 이루고 있었다. 도망칠 일이 생기더라도 그러지 않으리라, 도망칠 수 있더라도 끝까지 맞서 싸우리라. 몇 년 내내 봐 왔던 모습이 그러했듯 여전히 퀸은 그 다울 것이라고, 누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전장 속 가까스로 죽음을 피한 채 찾아온 얼굴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죽음이 두려워진 것은 처음이었다. 운이 좋아 첫 번째 고난은 넘겼지만, 그 행운이 내내 지속되어 이 전쟁 어딘가 자신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퀸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순간, 참을 수 없는 공포가 일었다. 돌아온 퀸을 붙잡고 무작정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죽음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 말이 그러한 그의 결심을 잠깐이나마 흐트러뜨릴 수 있기만을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에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네가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면 나도 또한 그러리라, 전쟁 속 너와 나의 죽음을 목전에 두어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우다 함께 죽으리라, 꿈 같은 생각을 홀로 맹세했다. 오래지 않아 사랑한다는 말은 되돌아왔다. 너의 감정이 나와 같이 이기적인 욕심을 동반한 감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3-2. 혼자만의 맹세를 할 적, 고려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자신을 이 곳으로 오게 만든 그 아이었던지라 혼자만의 그 맹세는 끝내 지켜지지 못 한 채 무산되었다. 전쟁의 끝은 혁명의 실패였다. 목숨 부지한 채 머물러 있어도 그 끝은 죽음 뿐이리라. 너와 같은 죽음을 맞이해야지, 포기와도 같은 마음을 먹으며 머릿속을 스친 것은 자신을 내내 기다리고 있을 어린 아이였다. 라이라.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미 부모의 상실을 겪은 그 아이에게 똑같은 경험을 줄 수는 없었다.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끝까지 맞서 싸우는 퀸을 전장에 둔 채 자리를 떴다. 함께 있겠다고 했으면서 네 마지막 모습조차 눈에 담지 못 했구나. 죄책감과 죄악감이 한데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이 속을 온전히 채우고 있었다. 도버의 바닷가로 돌아와 아이를 안아주며 울며 말했다. 돌아왔어, 하고. 평생 이 아이만을 위해 살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3. 아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영국을 벗어나 미국으로 이주했다. 사람 적은 곳에 자리잡아 일상이라 부를 것을 조금이나마 되찾고 나니 함께 보내자 약속했던 크리스마스는 지나 1972년의 새해가 밝아오더라. 퀸이 선물해 주었던 목걸이는 보는 것조차 버거워 서랍 속에 꼭꼭 숨겨 넣어 두었다. 견디기 힘들어 아무것도 어깨 위 얹고 있지 않은 양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무너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머릿속 사고체계가 단순해져갔다. 봄 같지도 않은 봄을, 여름 같지도 않은 여름이 지나,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어서야 간신히 그의 흔적을 되짚을 여유가 한 줌 생겼다. 집 근처의 또래 아이들과 썩 괜찮게 지내며 웃고 떠드는 라이라를 보니 차라리 이 편이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기도 했다. 마법 사회에 완전히 섞여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 한 채 어중간한 위치에서 일상을 영위하며 살고 있었다.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가 않다, 라는 말은 이러한 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구나. 간신히 호흡하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4. 홀로 도망친 스스로를 용서하기도, 퀸을 잊기에도 한참은 부족한 시간이었다. 겨울이 왔다. 도망친 그 때로부터 겨우 1년을 채운, 짧은 시간. 크리스마스가 머지 않았다. 근 1년간 네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 마음 한 구석에 놓인 무겁고 축축한 것이 내내 사라지지 않고 자리해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오지 않았으면 했다.
4. "이번 크리스마스에 바쁠까, 퀴니. 도버로 와. 같이 보내자, 오랜만에. 라이라도 널 보고싶어 해."
4-1. 지팡이는 잘 쓰지 않는다. 서랍 안에 넣어둬 잘 꺼내지 않은 채, 머글의 것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영국에서 넘어올 적 그린고트에 넣어 두었던 돈을 모두 꺼내 달러로 환전해 사용 중이다. 아직까지는 돈이 부족하지 않다.
4-2. 라이라는 머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엄금시키고,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친구도 많이 생겼다는 것 같다.
4-3. 미약한 불면,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
4-4. 감정 기복이 잦았으나 드러낸 바 없다.
4-5. 라이라의 생일도, 추수감사절도 지내었지만 크리스마스 트리만은 차마 준비할 수 없었다.
페어와의 관계 (*기타사항에 서사가 다수 서술되어 있습니다.)
낯선 세상, 기꺼이 접하게 된 새로운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 수없이 많은 사람들 중 가장 가까운 곳에 언제나 그가 있었다. 가족을 제외하여 완벽한 타인과 몇 년 내내, 같은 생활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며 그 모든 시간들을 함께 보내게 되는 이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품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하나 뿐인 룸메이트에서 시작하여, 가장 친한 친구,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말을 감히 맹세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계기도, 큰 동요도 하나 없이 그에 대한 생각은 천천히 변화해간다. 분명한 선을 그어 사랑의 종류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하였으며, 여전히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감정이 다른 것들에 비해 특별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네가 그 곳에 있었으며, 다만 그것이 너였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내가 너를 지나치게 잘 알고 있다 말하지만 너도 또한 나를 지나칠 정도로 잘 알고 있지. 어쩌면 그건 평생 변하지 않을 사실일 거야.
그렇게 그는 자신이 유일하게 도망칠 수 있는 단 하나의 안식처가 되었다. 허나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두어 안식처라 할 수는 없으니, 공란으로 비워 둘 수밖에 없다. 그에게 사랑을 말했으며 같은 사랑의 단어를 하여 말이 돌아왔지만, 그 말이 자신과 같은 욕심을 뜻하는 것인지 더이상 물어볼 수조차 없다. 잊을 수도 없고, 애써 기억해 되새기기도 버거웠기에 이도저도 못한 채 어중간한 위치에 머무른 현재의 자신처럼 어중간한 무게가 되어 마음 한 켠이 짓눌리고 있다. 누구를 잃었습니까, 누군가 묻는다면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고, 할 수 있는 건 그 단순한 대답 뿐이다.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두어 이기적으로 욕심을 부려 사랑하는 사람이라 칭할 수는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상실감을 겪고 있었다. 무엇 하나 후회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 감정들이 평생의 업보처럼 자신을 따라다닐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그것이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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